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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수직풍경 Hand-Woven Landscape 展

2018.03.07. | 769 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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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는 우리 고유의 규방 공예입니다. 기하학적 선과 다양한 색으로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조형미와 
구성미를 나타냅니다. 천연염색은 기다림입니다. 염색작업을 마치고 오랜 시간을 숙성시켜야 맑고 
고운 색을 냅니다. 바느질 또한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입니다. 이 모두가 나의 삶 속에 들어와 
느린 기다림으로 평안을 얻게 합니다. 그래서 조각보 작업은 나를 끊임없이 다듬는 과정의 일입니다.” 
– 작가의 말 中 –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에서는 오는 11월 17일부터 2018년 1월 25일까지 국내 유명 조각보 작가인 최덕주의
<수직풍경> 展을 개최할 예정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규방공예인 조각보는 엄격한 유교사회였던 조선시대의
여인들이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었던 양반집 규수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규방(閨房)에서 생성된 공예장르를 말한다.
이번 전시인 <수직풍경> 展은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재료에 대한 연구와 탐색을 시작한 자신만의 독특한 색감과
조형미를 갖춘 최덕주 작가의 한국 현대 조각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최덕주 작가가 본격적으로 조각보 공예를 시작한 것은 1999년, 40대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였다. 1999년 그는
자수공예 명장인 김현희 선생의 <전통공예학교> 학생이 되었고, 2000년엔 국립중앙박물관의 천연염색 과정을
수료하였다.

 

원래 조각보라는 것은 쓰다 남은 천 조각을 이어 붙인 것이었지만 현대 생활 공예로써 조각보는 아름다운 천을
사용하여 더 높은 차원의 생활 공예로 나아갈 수 있다. 재료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지 않고는 좋은 공예가가
될 수 없다. 요컨대 재료의 성질을 장악해야 한다. 이리하여 최덕주의 재료에 대한 연구와 탐색이 시작되었다.
한산모시, 안동포, 상주명주 등 우리의 전통 천에는 어떤 명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네 서정이 깃들어
있다. 물감의 경우 화학염료가 아니라 쪽(파랑), 잇꽃(분홍), 치자(노랑), 감(갈색), 쑥(초록), 양파(주황), 먹(검정)
등으로 물감을 들여야 제 맛이 나고 제 멋을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이것도 채도와 명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발효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절기에 맞추어 본인이 직접 작업해야 자기 취향에 맞출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최덕주의 조각보에서 그만의 컬러를 보여준 것에는 이런 수고로움이 동반되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작품으로 조각보를 만드는데 있어서 핵심이 되는 조형요소는 기하학적 구성과 색채의 배합이다. 여기부터는
크래프트가 아니라 아트와 관계된다. 조각보 공예가는 무엇보다도 전통 조각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길라잡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조각보 공예는 불가불 현대미술, 특히 추상미술과 깊은 관계를 갖게 된다. 원조로
따지자면 전통 조각보가 앞서는 것이지만 현대미술로의 성과는 기하학적 추상이 더 높이 성취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성취를 다시 현대 조각보 공예가 흡수하여 또 다른 차원의 공예미술로 이끌어 가는 것이
오늘날 조각보 공예가의 작가적 사명이고 과제로 될 수밖에 없다.“

– 유홍준(미술평론가/ 전 문화재청장)

 

 

날짜 / 시간
Date(s) - 17/11/2017 - 25/01/2018
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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